자전거도로가 개천을 끼고 나 있다.
개천은 거품이 잔뜩 있고
넘치는 영양분 덕분인지 잡초가 무성하고
잠자리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날아다니고
어떤 구간에서는 불쾌한 냄새를 풍기기도 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다가 보게 됐다.
그 개천에서 먹이를 건지고 목욕을 하는 두 무리의 갈색 오리들을.
심지어는
백로까지 한 마리 있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서울이 조금 더 살만한 도시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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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스로가 굉장히 민망한 일을 두 건 저질렀다.
소심한 성격이라, 두고두고 혼자 쪽팔려하다가 친구에게 술김에 고백했다.
친구가 말했다.
"그래, 그런 일이 가끔 있지. 생각이 나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자다가도 벌떡벌떡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게 되는 일."
그렇지, 문득 생각날 때마다
"아 ㅅㅂ, 그때 내가 왜 그랬지!?" 하며 벌떡벌떡 일어나게 되는 그런 민망한 일 말이지.
적절하고도 우스운 비유의 힘으로 조금은 치유된 느낌이다. 다행이다.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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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첫 다이어트가 아마 7년 전이었나.
이번에 회사를 그만두고 일부러 몸무게를 쟀다.
예전에 다이어트를 결심했을 때랑 똑같았다.
놀면서 별 변화가 없다가 한달 지나니 거기서 갑자기 2kg가 늘었다.
으흠, 이건 아.니.잖.아. 비상등 발동.
오늘이 다이어트 이틀째다.
우선, 매일 자전거 1시간 타기. (요즘 다행이 새벽에 일어나는 생활리듬이다.)
끼니는 5시간마다 한 번씩 300kcal 이하로 조절. (새우깡 한 봉지가 300kcal가 넘는다 제길슨.)
과일이나 음료수 제한 없음. (어차피 많이 먹는 편이 아니다.)
끼니당 먹은 건
- 밥 1/3 공기와 스팸 1/6, 김, 초마늘, 김치. (평소엔 밥 1.2공기에 스팸 1/4 먹는다. 나머지는 뭐, 말할 것도 없고)
- 라면 반 개에 밥 1/3 공기. (평소엔 라면 1개에 달걀 or 치즈 넣어 먹기. 한 일주일 전부터는 라면 1.5개를 먹는 습관이 붙기도 했다.)
- 라면 반 개에 달걀 넣고 비엔나소시지 2개.
- 새우깡. (평소에 물론 과자는 간식이지!)
- 참치캔 한 개. (이거 늘 찌개 재료 정도였는데 끼니로 먹다니 헐.)
- 삶은 달걀 2개와 비엔나소시지 3개. (평소라면 맥주 3병과 비엔나소시지 15개? 탄력받으면 거기에 라면 1개 추가까지...)
일단 갑자기 늘어난 2kg는 사라졌다.
...와우.
술과 피자와 치킨과 짜파게티와 비빔면은
다이어트 기간 동안 금기식품 목록에 올렸다.
우선 술.
술 자체의 칼로리는 별 관계가 없다.
술을 마시면 마음이 느슨해져서 이거저거 먹을 확률이 높다.
피자.
시키면 한 판인데
성격상 한 조각만 먹고 그만두지 못할 게 뻔하다.
치킨.
오늘 가장 나를 괴롭혔던 것인데(무척 먹고 싶었다)
후라이드 치킨 2조각만 먹어도 300kcal 초과다.
근데 시켜놓고 2조각만 먹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짜파게티와 비빔면은
1개로 너무 포만감(?)이 떨어져서 늘 무리를 해서라도 2개를 먹었었다.
1개만 먹으면 더 괴로울 것 같아서 금기식에 올렸는데
사실 1개도 왠만한 한끼 칼로리라 곤란하다.
다이어트하면서 중요한 것은
실제의 칼로리와 배부름은 별개라는 걸 인식하는 일이다.
그러니 배가 부르되 칼로리가 낮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일례로
두부 반 모를 먹으면 배가 부르지만 치킨 2조각 먹으면 배가 안 부르다.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치킨을 더 먹어야 한다.
슬프게도 칼로리는 치킨 2조각이 훨씬 높다.
실제 배가 부르고 안 부른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와 관계 없이 잘 먹었다는 '느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한식 한 끼는 700kcal 정도이고 치킨 반 마리는 1100kcal 정도지만
(개인적으로?) 한식 한 끼 먹는 것이 훨씬 푸짐하게 먹었다는 만족감을 준다.
한 가지 걱정은
자전거를 타다가 '튼튼한' 허벅지와 종아리라는 부작용(?)을 겪는 것 정도?
종아리 마사지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면 왠지 예방될 것 같다는 제멋대로의 생각을 하고 있다.
ps. 자전거를 타고 25분을 갔더니 새절역 근처였다. (집에서 지하철 4정거장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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