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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동규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는
삶의 몽땅,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의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황동규의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올해 초에 이 시를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 보고 눈물이 났었다. 마치 그 때 내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을 누군가 알아들어준 것만 같이.
하지만 그때와 다르게 지금의 내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견뎌야 할 꿈조차 없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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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五感  |  2006/09/20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