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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들과 옛날 얘기를 하다 보면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같은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

나는 이 부분을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기억의 사후보수작업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대로' 기억한다는 것이 내게 그다지 긍정적인 일이 아닐 때, 스스로에게 불리한 부분은 탈락시키고 유리한 부분은 더욱 과장하여 데이터를 다시 기록하는 것이다. (실은 '그대로' 기억한다는 것도 어폐가 있는 것이, 이미 기억의 입력단계에서부터 필터링은 시작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물론 전혀 의도적이지 않으므로(조작되었다는 것 자체를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다.) 나는 얘기하다가 당황한다. "아냐, 너는 그 때 이렇게 했잖아?" "아냐, 그건 네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때 나는…"

이렇게 되면 누구의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없어지게 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관련자들과 얘기해본다고 해도 누구의 기억이 '정확'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관련자들도 이미 나름 윤색의 과정을 거쳤을 터이므로.)

무의식에서는 끊임없이 각색되고 있는데, 의식에서는 그게 원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니.

이런 일을 몇 번 겪으면 현재의 나에게 의혹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내가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다면, 그 기억을 (혹은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으리라 여겨지는 지금의 나는 무어란 말인가.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에서의 단백질 합성이 최근에 회상된 기억을 기억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즉 어떤 기억을 창고에서 꺼낼 때, 그 기억을 계속 간직하고 싶다면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야 한다. (즉 그 기억을 복원시키거나 다시 저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따르면 회상하고 있는 나는 처음에 기억을 형성하던 내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 옛 기억을 현재의 내게 이해시키려면, 기억이 갱신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여 한 사람이 "이혼한 아내가 생각날 때마다 뇌에서 단백질 합성을 차단하면 전부인의 기억을 없앨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실용적은 측면에서 보면, 언젠가는 정신적 외상을 지닌 사람의 회상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킴으로써 소기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 한 연구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간직한 채 오랜 세월을 살아왔고 그것을 토대로 정체성이 수립되어 있는 생존자에게서 그 기억을 없앤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닐 것인가?"
- [굿바이 프로이트]에서 인용, 부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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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事思史  |  2006/05/22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