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과
얼마나 거리가 있을까?
타인이 그러는 것을 이해는 할 수 있으되
나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어떤 일을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실제로, 할 수 있을까?
어쨌든 나는 꽤나, 변했다.
친구가 아닌 당신에게,
나는 점점 말이 없어진다.
긍정과 호기심이 점점 사라진다.
이제 누구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리하여 비로소
인간에게서 인격을 제거하고
상품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믿는 지경에 이르렀다.
친구들은 어떻게든 나를 고쳐보려고 하겠지
그렇지만 나는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를 않는다네.
5년쯤 전에 그는
전화를 받고 스팸전화라는 것이 판단되자
아무런 말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지, 그러고는 아주
짜증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어.
그 행동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아
스팸전화는 나의 의사를 존중하고 걸려오는 게 아니니까
나도 상품을 설명하는 상대의 의사를 무시할 수 있는 거지.
그래도 관심 없습니다, 내지는
바쁘거든요, 내지는 이미 있습니다, 정도의
대응은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5년이 지났어.
나는 이제 스팸전화를 그냥 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어.
하지만 그래본 적은 아직도 없어.
그리고 나는 지금 사람을
돈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어.
한때 높으신 분에게 우산을 씌워드리며
자기는 비를 다 맞고 걸어가는 수행원을 보며
높으신 분이 저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 높으신 분이 지불하는 페이에는
그런 '서비스'가 옵션으로 추가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
이것 봐, 나는
달라졌어 그리고
나빠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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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는데 꽤 우울한 내용이었다
자고 일어났을 때 선명하게 기억되었지만
애써 기술하지 않았다
꿈이란, 경험상
그 내용을 누군가에게 말하거나 끄적이면
확실히 기억되어 버린다. 그래서 그 꿈은 일부러
글로 적거나 친구에게 말하지 않았다
기억에 남아버리면 내내 우울할 것 같아서.
덕분에 정말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다 궁금해질 지경이다.
살짝 호감이 있던 사람에게
언제 술 한잔 먹자는 떡밥을 던져놓았다.
'무심한 척 시크하게' 한 달쯤 보내니 연락처가 손에 들어왔다.
술 한잔 먹으면 그걸로 끝날 관계 같아서
연락을 늦춤으로써 이 즐거운 고민을 조금 더 연장시켜볼까.
난생처음 실업급여라는 걸 받아봤다.
불로소득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이것은
5개월이나 지급된다고 한다.
내 지출수준으로 보니 확실히 5개월은 먹고 놀아도 살아지겠다.
해가 뜨거나 지고 식사 때가 되거나 잘 때가 되는 것 따위에
개의치 않아도 되는 생활.
가끔씩 친구나 부모나 고용보험센터가 호출하는 일이 없다면 나는
더 좋을까?
기력은 확실히 쇠하고 있는 걸 느낀다.
모니터 앞에 뿌리내리고 집 밖으로 나가질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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